티스토리 뷰
어떤 사람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다.
명백한 실수를 저질러놓고도 침묵한다.
피해를 준 상황에서도 묘하게 논점을 비틀고,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는 말로 얼버무린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람이 왜 저렇게 뻔뻔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혹시 한 번쯤 이런 질문은 해봤을까?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기보단,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사과를 못하는 건, 때론 단순히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든 사회적 맥락이 있다.
사과를 하려고 했던 마음이, 어떤 벽에 부딪혀 꺾이고 만 건 아닐까?
사과는 점점 '위험한 행동'이 되고 있다
한때 사과는 인간 관계의 접착제였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거기서 미안하단 말 한 마디가 관계를 지탱해줬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사과는 더 이상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 아니라, '책임이 시작되는 신호탄'이 되어버렸다.
특히 조직이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회사가 소비자에게 사과하는 순간, 보상 요구가 쏟아진다.
병원이 유가족에게 사과하면, 의료과실을 인정한 셈이 되어 소송을 각오해야 한다.
정치인이 사과하면 여론은 사퇴하라는 말로 몰아붙인다.
사과는 용기가 아니라 약점이 된다.
미안하다고 말한 순간부터, 화살표는 전부 그 사람을 향한다.
그걸 모두가 안다.그래서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는 사과가 아닌 '침묵을 배우며' 자란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그랬다. 형제끼리 싸우면 부모는 항상 말했다.
"누가 먼저 사과할래?"그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먼저 사과하는 사람은 항상 더 혼나고, 더 억울해졌다.
결국 사과는 ‘지는 사람의 역할’이 되었다.
억울하더라도, 어른이 원하는 모양새를 위해, 눈물로 “미안해요”를 말해야 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뇌는 사과를 ‘위험한 감정 행동’으로 학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중요한 순간에 입을 다물게 만든다.
회사에서는 미안하단 말 대신 모른 척이 전략이 된다
직장에서는 이 현상이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사소한 실수든 큰 사고든, 사과한 쪽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다들 이상한 말들만 한다.
- “그건 제가 직접 한 일은 아닙니다.”
- “그런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정작 문제가 생겼는데, 누구도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다.
책임을 지는 순간 조직 내 위치가 흔들리고, 실수는 인사기록이 된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진심보다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미안하다는 말이 도리인 걸 알면서도, 입밖에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건 비겁함이 아니라, 생존이다.
사과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사과를 할 수 없는 구조 안에 있다
그래서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을 무조건 비난하긴 어렵다.
그 사람이 자존심이 세서일 수도 있고, 성격이 냉정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속한 환경이 사과를 허용하느냐는 점이다.
이 사회는 사과를 보듬지 않는다.
오히려 사과한 사람을 더욱 몰아붙이고, 더 많이 희생시키곤 한다.
정치인, 기업인, 유명인 누구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정중하게 사과한 사람이 칭찬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사과로 인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낙인찍히는 경우는 숱하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깨닫게 된다.
"사과는 착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바보가 하는 짓이다.".
언어는 진화한다 – 사과를 회피하는 ‘전문화된 말들’
이런 구조에서 사과는 점점 ‘의미 없는 형식’으로 변한다.
기업이나 기관의 공식 입장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더 유의하겠습니다.”
이 문장들의 공통점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사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사과하지 않는 사과’를 위한 언어 기술이 체계화된 결과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단 하나,
진심으로 사과했다간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묻자, 이 사회는 사과해도 괜찮은 곳인가?
누군가의 침묵이 꼭 뻔뻔해서만은 아닐 수 있다.
사과하지 않는 사람을 욕하기 전에, 그 사람이 처한 맥락을 보자.
그는 어쩌면 단지 살아남기 위해 조심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 “우리는 사과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
- “사과한 사람을 위로하고 있는가, 아니면 공격하고 있는가?”
- “그 사람이 미안하다는 말을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진짜로 누군가에게 “왜 사과하지 않느냐”고 묻는 자격도 생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침묵은 어쩌면 타당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만든 사회는 누군가의 용기를 찬사로 기억하지 않고,
그 용기를 책임, 벌, 굴욕으로 보답해왔기 때문이다.
사과가 돌아올 수 있으려면
사과는 말하는 쪽만의 책임이 아니다.
들어주는 쪽이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줄 때,
사람은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용기를 낸다.
우리는 “왜 사과 안 해?”라고 분노할 줄은 알지만,
“괜찮아. 너가 인정해줘서 고마워.”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정작 누군가가 진심을 담아 사과할 때,
그걸 덜어주고, 마무리해줄 언어가 우리에겐 없다.
그렇게 사과는 점점 줄어들고, 침묵은 늘어난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망치는 이유는,
사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과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과를 원한다면 먼저 사과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의 “미안해”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되게 해줘야 한다.
그게 진짜 용기 있고 따뜻한 사회의 모습이다.
대충 요약을 해보자면... 사과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일까? 이 글은 개인의 자존심 문제로만 치부됐던 ‘사과 회피’를 사회적, 구조적 시각에서 다시 들여다본다. 사과가 책임과 불이익을 동반하는 구조 속에서, 왜 우리는 점점 사과를 잃어가는가. 진짜 문제는 사람보다 사회일지도 모른다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우리의 사회도 사과하고 살아가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이런저런 잡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혼자 있고 싶어서 연락을 끊었는데, 연락이 안 오니까 서운한 이유 (8) | 2025.08.07 |
|---|---|
| 피곤하면 술이 더 빨리 돈다? 진짜냐고 이거 (4) | 2025.08.06 |
| 잠을 자도 피곤한 사람들의 공통 습관 – 자고 있는데도 왜 나는 점점 더 지쳐갈까? (9) | 2025.08.02 |
| 캡처만 저장하는 사람은 정보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12) | 2025.08.02 |
| 감정이 불안정한 날엔 무조건 피해야 할 루틴 5가지 (3) | 2025.07.31 |
- Total
- Today
- Yesterday
- 연애썰
- 전여친
- 마인드셋
- 생활습관
- 심리
- 인간관계
- 썰의 쉼터
- 심리학
- 직장생활
- 자기계발
- 감정관리
- 자기관리
- 생활꿀팁
- 동기부여
- 건강정보
- 웃긴썰
- 자기성찰
- 스트레스관리
- 건강습관
- 관계심리
- 루틴
- 현실썰
- 연애심리
- 썰의쉼터
- 사회생활
- 건강
- 꾸준함
- 멘탈관리
- 소개팅썰
- 생활정보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